잉게보르크 바하만(Ingeborg Bachmann)

1926년 오스트리아 남부 클라겐푸르트에서 태어나 빈, 그라츠, 인스부르크 등 대학에서 법률과 철학을 공부했으며 하이데거의 존재론에 관한 연구로 철학박사학위를 받았다. 1953년 <47 그룹>을 통해 문단에 데뷔하여 1973년 10월 로마에서 객사하기까지 바하만은 서정시인이자 소설가로서 그 이름이 널리 알려졌으며 브레멘 시 문학상, 게오르크 뷔히너 상 등 많은 상을 수상했다. 그녀의 작품으로는 시집 [유예된 시간](1953), [대웅좌의 부름](1956) 등과 방송극 [만하탄의 선신](1958), 장편소설 [말리나](1971) 그리고 프랑크푸르트 대학에서의 강연 등이 유명하다. 인생을 투시하는 철학적인 사고와 새로운 언어로 짜여져 있는 바하만의 작품들은 현대의 고전으로서 전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삼십세/Das dreissigste Jahr]은 독일 비평가협회상을 받은 바하만의 최초 산문집의 완역판으로서 수록된 모든 작품들의 주인공들이 삼십세라는 연령과 깊은 관계가 있다는 점이 특이하다.  

 Ingeborg Bachmann link (in English)

제아무리 논리와 철학을 외면하고 살아가는 사람일지라도, 자신도 어느덧 서른 살의 문턱을 넘어선 것을 깨닫게 되는 날, 목구멍으로 무턱대고 차오르는 언어의 발효를 막을 수 없는 기분에 곧잘 빠져들게 된다.

그것이 후회이든, 변명이든, 아니면 새로운 형태의 관조이든 개안이든 간에 서른 살이라는 에폭(Epoch)에 매달려, 무작정 호소하고 싶은 충동의 순간이 누구에게나 찾아오는 것이다. 서른 살이 된던 해 여름, 나는 시인으로만 알고 있던 바하만의 산문집 [삽십세]를 대하게 되었다. 그리고 막연하고 두서 없이 끊어오르던 회의와 불만의 거품이, 약오를 만큼 명확하게 언어로 형상화된 것을 발견한 감동에 며칠 밤을 들떠서 지새웠었다. 그것은 단순한 공감이라기보다 차라리 치부를 들킨 것 같은 당혹이었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이 책을 읽고 난 후의 느낌은 서른 살의 병증을 미루거나 피함이 없이 같이 앓고 난 것 같은 후련함이었다.

- <옮긴이의 말>에서 -